아내를 향한 다정하고 진솔한 마음을 문장에 담아
봄부터 여름까지 최명희문학관 마당에 전시

지난해 '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우리말' 야외전시 모습 @아시아뉴스전북+최명희문학관 제공
지난해 '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우리말' 야외전시 모습 @아시아뉴스전북=최명희문학관 제공

[아시아뉴스전북=이두현 기자] 소설 「혼불」 속 우리말이 전북의 시인·작가들이 쓴 진솔한 예문으로 관람객을 만난다. 
지난해 ‘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우리말’을 주제로 한 야외 전시로 큰 호응을 얻었던 최명희문학관이 올해는 ‘아내에게 들려주고 싶은 「혼불」 속 우리말’을 아주 특별한 문장으로 소개한다. 
열 명의 시인과 작가들이 열 권인 「혼불」을 한 권씩 나눠 읽고 각각 아내에게 들려주고 싶은 우리말을 두 개씩 가려 뽑아 아내를 향한 다정한 마음을 문장에 담았다. 
이들이 선택한 단어는 △귀꿈스럽다 △꽃무지개 △꽃밥 △나투다 △냇내 △덩클덩클 △마음자리 △무망 △버석거리다 △볕뉘 △아리잠직하다 △양글다 △엥기다 △오두마니 △와스락거리다 △잉걸 △좀생이별 △짚시락 △푸리푸릿 △희망 등이다. 

「혼불」 1권을 읽고 ‘꽃밥’이란 단어를 선택한 정철성(전주대 교수) 문학평론가는 ‘당신과 내가 어설픈 솜씨로 꽃잎을 모아 꽃밥을 지어놓고 소꿉살림을 시작한 것이 그러니까 삼십여 년 전 그해 봄이었습니다.’라는 예문으로 소박하게 마음을 전했다.
“어린 날, 살구꽃잎으로 꽃밥을 차려 주던 강실이에게, 강모는 여린 버들가지를 잘라 버들피리를 만들어 주곤 했었다” - 『혼불』 1권 127쪽 -
‘꽃밥’은 본래 식물의 수술 끝에 붙은 화분과 그것을 싸고 있는 화분낭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데 『혼불』 속 ‘꽃밥’은 ‘꽃으로 만든 밥’이라는 의미다. 

「혼불」 8권에서 ‘귀꿈스럽다’를 뽑은 임희종(前 전주신흥고 교장) 문학평론가는 ‘당신은 나의 귀꿈스러운 면조차도 웅숭깊은 사람이라 여겨주었을 뿐 아니라 애지중지 세 아이 이렇게 곱게 키워주었으니 나 이제 당신을 위해서만 남은 생 살고 싶소.’라는 문장으로 절절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귀꿈스럽다’ 의미는 ‘어딘가 어울리지 아니하고 촌스럽다’이다. “평소에는 그저 집 안팎살림에 묵묵히 충실한 듯하지만, 사리반댁 속에는 남다르게 귀꿈스러운 면이 있었는데, 그것이 오히려 재치로 빛나 사람 맛을 색다르게 하면서, ‘서당도령’ 소리를 들을 만큼 항상 책을 끼고 노는 것을 예쁘게 여기는 것이다” - 『혼불』 8권 221쪽 -

스무 개의 우리말은 그 의미와 「혼불」(매안출판사) 속 문장, 단어를 선택한 문학인들이 쓴 문장과 함께 소개된다. 단어의 의미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과 우리말샘을 참고했으며,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2023년 국립국어원의 한국어 어문 규범을 기준으로 정혜인 교열가가 고쳤다. 
전시는 봄부터 여름까지 최명희문학관 마당에서 열리며, 작년과 올해 만든 ‘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과 ‘아내에게 들려주고 싶은 「혼불」 속 우리말’ 목록도 관람객에게 나눠준다. 
이번 야외전시는 ㈔한국문학관협회의 ‘문학관 상주작가 지원사업’의 하나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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